- 소문과 위겐만이 있는 융의 공간에서의 나비
시즌1에서의 최고 악귀는 지청신이었습니다. 소문이 지청신을 무너뜨려 지옥으로 보냈던 순간, 지청신은 자신을 빨아들이는 지옥 앞에서 끝까지 버티며 소문에게 소리질렀습니다. 소문의 운명은 저주 받았다고 했죠. 그리고 그 저주받은 운명이 소문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까지도 괴롭게 할 것이라고. 지청신의 이 모습은 시즌2 1화에서 다시 한 번 강조되어 나옵니다.
황필광 일당에게 중국 카운터들이 희생당했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는 융의 공간에서, 소문의 회상으로 확인되죠. 소문은 중국 카운터들이 전부 희생된 것이 지청신이 저주했던 그 말처럼 자신 때문일 거라는 생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장면은 위겐과 소문, 두 존재가 함께할 때마다 나오는 숲 형상의 융입니다. 융은 보통 백색의 공간으로 나타납니다. 카운터들과 융인들이 만나는 공간도 하얀색 그 자체입니다. 그런데 위겐과 소문이 함께 하는 융의 공간은 기묘합니다. 위겐과 소문, 두 존재만 선명한 색상을 한 채 움직이고 숲은 마치 흑백 사진 같습니다. 둘은 대나무 숲을 걸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지만, 원래의 대나무가 가지고 있어야 할 초록색은 보이지 않습니다. 살아있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 숲입니다. 이것이 백색이 바탕이고 비현실적인 공간인 융이기 때문이라고 하기엔, 둘의 대화 사이에 들렸던 새소리와 마지막에 날아오른 나비의 존재가 이상합니다.
나비는 흰색과 검은색 무늬를 가지고 있어 소문과 위겐, 둘만이 만들어낸 융의 공간과 다를 바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이 나비는 소문과 위겐을 제외하고는 이 공간에서 움직이는 유일한 생물입니다. 소문과 위겐이 아니고는 갈 수 없는 공간에, 소문과 위겐이 눈치채지 못 할 만큼 조용히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있다가 날아오르는 나비는, 융과 융에서 이어지는 지옥, 사후세계, 그리고 융인과 카운터, 일반 사람들까지 모두 보듬고 아우를 수 있는 신으로 보입니다. 아니면 동양에서의 흰색 나비가 죽어서 떠나간 사람의 영혼을 상징하는 만큼, 지청신의 저주스러운 말과 다르게 소문을 사랑하고 사랑했던 사람들의 영혼이 모여진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 황필광의 동전
황필광의 동전은 1화에서부터 계속 의미심장하게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의 일상에서도 동전은 양면이 다른 모양이라 운에 기대어 무언가를 결정할 때 사용되는데, 황필광의 동전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일반인인 우리와 전혀 다른 점이 있죠. 우리가 동전으로 정해진 결정을 바꾸려면 반드시 손을 사용하여 물리력을 행사해야 합니다.
그러나 황필광은 염력으로 그 동전의 결정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황필광은 동전을 왜 가지고 다니는 걸까요? 1화에서 황필광이 중국 카운터를 해칠 때 동전 던지기를 했었습니다. 중국 카운터 앞에서 동전의 앞뒤를 염력으로 바꿈으로써 사람의 목숨을 가지고 노는 듯한 장면이 나왔었죠. 하지만 그런 걸로만 동전이 사용된다기엔 황필광의 동전은 모양이 의미심장합니다. 그리고 황필광이 항상 손에 굴리거나 던지거나 하며 곁에 두고 있기에 가볍게 여길만한 물건은 아닙니다.
황필광의 동전은 삶과 긍정을 나타내는 앞면은 전갈이, 죽음과 부정을 나타내는 뒷면은 해골이 나와 있습니다. 뒷면이 해골 형태인 것은 이해가 갑니다. 뒷면은 그림자가 생기는 곳이니 어둠과 죽음과 부정적인 것을 나타내어 해골로 그 의미를 보여준 것 같습니다. 그런데 왜 앞면이 전갈일까요? 사람에 따라서는 징그럽게 여길 수 있는 거미 같은 생김새에 위험한 독을 가진 게 전갈입니다. 하지만 전갈이 가진 갑옷 모양의 겉모습을 멋지게 여기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징그러울 수도 있지만 멋질 수도 있고, 거기에 완벽한 무기로 쓰일 수 있는 독도 있습니다. 그래서 동전의 앞면에 나와 있는 전갈은 황필광이 스스로 생각하는 자신의 모습입니다.
악귀로서 가진 3단계의 능력, 조만간 4단계 악귀로 완전체가 될 수 있는 상황, 중국 카운터 두 명의 영혼을 흡수함으로써 생긴 더 강력한 힘, '백두기획건설 분양 사기 사건'의 배후로써 얻은 재물까지. 황필광의 동전은 본인에게는 멋진 전갈의 모습인 앞면만이 존재하고, 뒷면은 자신이 아닌 다른 존재에게만 부여하는 과시용 수단입니다. 한 마디로 욕심이자 허세인 것이죠.
전갈의 강력한 무기인 독침은, 전갈이 자신의 몸을 반 이상 뒤집어야만 사용할 수 있는 이상한 부위입니다. 비정상적으로 구부러져 있는 전갈의 독침은 몸을 뒤집으며 사용하다 자신에게 박힐 수도 있습니다. 전갈 스스로가 만들어낸 독은 해독이 된다 해도 몸에 박혀버린 독침은 치명적일 수 있겠죠. 그것이 황필광을 상징하는 전갈, 동전 앞면의 문제입니다. 앞으로 황필광이 가질 욕심과 허세가 어떤 끝을 가지고 올 지, 기대가 되네요.
이번 시즌2는 정말 엄청난 속도감으로 시청자와 함께 달려 나갑니다. '경이로운 소문' 포스터가 대부분 카운터들이 점프한 상태나 달리는 모습으로 찍혀져 있는 것을 드라마 내용으로도 확실하게 표현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제 겨우 2화까지 진행되었지만 중심이 될 사건들은 벌써 확실하게 터졌습니다. 그런 만큼 이야깃거리가 풍성하네요. '경이로운 소문2 : 카운터 펀치' 다음 리뷰에서는 카운터의 영혼을 흡수한 악귀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자세히 풀어볼 예정입니다. 본방이 시작되는 주말이 올 때까지, '경이로운 소문2 : 카운터 펀치'의 리뷰는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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